경성의 미친개

* 본 글은 창작물로 역사와는 무관합니다. 픽션은 픽션으로 봐주세요. 중간에 불쾌하실 수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도영은 그답지 않게 욕심을 부렸다.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더 기억을 두자고. 하루쯤은 괜찮지 않겠냐고 스스로를 속이고 합리화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사랑하는 연인이 살아있다는 건 크나큰 축복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

가장 먼저 눈을 뜬 건 나였다. 주위가 지나치게 고요해서 혹시 죽은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옆에서 들리는 차분한 숨소리에 고개를 틀었다. 도영이었다. 안색이 조금 창백했으나 다행히 숨을 쉬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투명할 정도로 흰 피부, 짙은 눈썹, 오뚝한 콧대와 도톰하고 붉은 입술. 나도 모르게 미소가...

* 요괴 하나가 나오는데, 요괴끼리는 나라가 달라도 말이 통한다는 설정입니다. 무슨 일인지, 도영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비릿한 액체를 꿀꺽 삼켰다. 재차 헛구역질이 올라와도 삼키고, 삼키고 또다시 삼키기를 반복하며 목구멍에 걸린 뭔가를 뱉지 않으려 애썼다. 어깨 위로 도영의 더운 숨이 느껴졌다. 내 입을 틀어막은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

''은 모두 일본어입니다. 만주로 떠나기 위해 짐을 꾸렸다. 다들 언제든 떠날 채비를 해뒀었기에 나만 챙기면 그만이었다. 사키오사는 내게 기모노가 아닌 활동하기 편한 사내 옷을 몇 벌이나 맞춰줬다. 모두 솜이 들어있어 따뜻하고 보드라웠다. 그는 몇 번이고 마오의 뺨을 쓰다듬고, 손을 붙잡았다. 생때같은 딸을 떼어내는 건 힘들게 분명했다. 나 역시 진짜...

* ''은 모두 일본어입니다. ‘마오?’ ‘마오면 사키오사상의….’ 순사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서둘러 내 팔을 붙잡는 오중을 밀어내며 고개를 저었다. 오중은 지금이라도 자리를 피한다면 충분히 도망갈 수 있었다. “가요.” “…싫어요.” “빨리, 가요!” “싫다고!” 한없이 단단한 팔이 나를 품 안에 가뒀다. 나를 절대 놓지 않겠단 듯이...

* ''은 일본어입니다. * 살짝 불쾌한 이야기가 있으니 주의 부탁드려요. 도영은 어두운 동굴에 앉아 자신이 지나온 길을 가만히 바라봤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저 먼먼 곳에서부터 시작해 목적 없이 살다가 하나뿐인 각시를 만났다. 조실부모하여 홀로 꿋꿋하게 살아가던 여자였다. 무지한 인간들이 여자를 괴롭히면 그녀는 더욱 악착같이 살아갔다. 살고, 살고 또 살...

''은 일본어입니다. 도깨비는 바람을 걸어 눈 깜짝할 새 토끼 앞에 섰다. 토끼는 놀란 기색 없이 도깨비를 바라보다가 흙 묻은 손을 탁탁 털었다. 킁킁. 확실히 이질적인 냄새가 났다. 도깨비가 토끼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냄새를 맡아도 토끼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네가 토끼냐?” “응.” “생각보다 순순하구나. 범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억지로라도 여우에게...

''은 모두 일본어입니다. 지성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흐리멍덩한 눈으로 듣고만 있었다. 형무소가 두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끔찍한 고문을 한 차례 맛본 그는 공포가 더더욱 심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살아가기로 조선의 하늘과 땅과 그리고 동지들에게 맹세했는데. 괜찮아. 괜찮아.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손이 덜덜 떨렸다. 감당하기로 했...

''은 일본어입니다. 본 글은 창작물로 알고 계시는 역사와 다를 수 있습니다. 잠들어 있던 도영은 돌연 피를 토하며 눈을 떴다. 급히 입을 틀어막았으나 울컥울컥 터진 피는 멈출 길이 없었다. 살아생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본능적으로 마오의 위험을 감지한 도영은 벽을 짚고 일어나 방을 뛰쳐나갔다. “도영! 이게 무슨 일인가, 응?” “…설, 컥, 설명할 ...

* 말더듬이라는 표현, 년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보다 확실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어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불편하실 수 있으니 미리 말씀드립니다. ''은 일본어입니다! 문이 닫힌 순간 제노와 동혁은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인지하기도 전에 건물은 빠르게 무너졌고 눈앞에는 피를 흘리며 덜덜 떠는 소년이 있었다. 닫힌 문...

''은 모두 일본어입니다. 지성은 머리를 비웠다. 일본인들이 제 손톱과 발톱을 뽑고, 달군 쇠로 허벅지를 지지고, 거꾸로 매달아 몽둥이로 흠씬 패도 아무것도 토해내지 않았다. 그의 머리에는 그 어떤 정보도, 어떤 동지도, 하물며 마오조차도 없었다. 죽으면 어차피 한 줌의 흙이 될 몸. 이렇게라도 독립에 도움이 된다면 이 윽물고 참을 수 있었다. 지쳐 나가떨...

* 월요일에 업로드 하려고 했는데 오늘 올려요! * ''은 일본어입니다. * 아래는 고문 장면이 쬐끔 나오니까 불편하신 분들은 스킵 하시면 됩니다...! 도영은 마오를 안아 들고 가려는 동혁의 어깨를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해도 폭발이 크게 있었으니 곧 사람들이 올 게 분명했다. 현장에 조선인이 없어도 조선인이 의심받을 상황인데,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