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길들이기

완전 짧음 주의 진짜 센티넬이 된 애들은 서로에 대한 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하루하루 즐겁게 보냄. 그러나 여주만은 그러지 못해. 백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으니까.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민하던 여주는 결국 애들에게 사실대로 말해. 정부는 아직 건재하고, 너희의 유전자가 모두 복제된 센터가 있다는 걸. 애들은 당연히 충격을 받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털고 일어...

끝나지 않은

‘플랜 A, 마지막 작전 시작합니다.’ 지성의 말과 동시에 고통스러웠던 나날이 지나갔다. 밥을 먹지 못해 굶었던 것, 곁에 있는 사람 없이 외로웠던 것,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모아 월세를 내고 밥을 먹고, 게임을 산 것. 다짜고짜 이 미친 짓에 투입된 것, 소화를 구하러 간 것, 바다에 간 것, 도영과 영호를 만난 것, 동혁이 칼에 찔린 것, 가이딩 기폭...

안녕, 나의 젤리들! 어쩐지 따분하고 긴긴 명절 길이 너무 싫을 수 있는 젤리들을 위해 몇 자 적어봅니다. :) 차 안에서든, 걸어다니면서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후기 및 비하인드. 그렇게 길진 않을 테니까 음료수 마시듯 호로록 보면 될 거라구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늑대 길들이기가 막을 내렸네요. 물론 아직 외전이 남아있긴 하지만 기분이 오묘한 건 어쩔...

[밍망]님이 만들어주신 늑길의 표지! 감사합니다❤❤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 사실 이건 다 꿈인 거야. 열병에 시달리다 지쳐 꾸는 꿈인 거야. 제노야.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마주할 때면 그런 상상을 하곤 했어. 사실 모두 다 내 상상인 거야. 눈을 뜨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일상인 거지. 센티넬이나 가이드, 그런 건 죽을 때까지 모르는 거...

절대 포기 못 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정신을 붙잡고 있던 생각 하나. 뼈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뒤틀리는 고통에도 간절히 바라던 단 하나. 모두가 달려온 이유를 알기 때문에 더 멈출 수 없었다. 같이 달리는 기쁨을 알기 때문에 더 쉴 수 없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기어코 닿을 곳을 알아서 더 달려야 했다. 죽음. 죽음을 코앞에 두면 삶의 모든 부분이 주마등...

<브금 필수!> 이 빌어먹을 세상에 신이 있을 리 없지. 수많은 시체 사이를 비적비적 걷던 모두가 닳아빠진 달을 바라봤다. 나를 품어주던 다정한 품들은 모두 죽었다. 스스로 안을 팔까지 잘려버렸다. 두 팔 없는 비루한 인생을 누가 안아줄까.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실험실에 갇혀 살아야 했다. 척추를 관통하는 바늘을 참고 타는 듯한 약물을 삼켜야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선로를 지나 마침내 도착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방을 둘러보던 그때 눈앞에 있던 환각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앞으로 열릴 새 세상으로 가기 위해 스스로 목줄을 끊었다. 반란군에게 길을 알려주는 건 반역. 정부군의 선 안에 있던 개가 그들을 향해 이를 보였다. 평생을 가짜의 뒤에서 살아왔다....

나 혼자 눈 떠버린 깊었던 밤을 거닐던 중 혼자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뒤를 따라오던 짐승 한 마리.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발견해줄 때까지 계속해 뒤를 따랐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강직하게 서서 낙원을 응시했다. 기묘함을 느낀 낙원이 고개를 돌려 멈춰있는 자신을 봐주길 바랐다. 봐달라고 고함 지르지 않았다. 여기 있다고 알리지...

핍박하고 억압하여 쌓았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 사람들의 심장을 쥐어 낸 피로 이룬 낙원이 피눈물을 흘릴 차례다. 고통으로 무너지는 뼈를 갈아 무기를 생산했다. 삶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시선은 모두 죽음으로 향했다.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목을 잡아 끔찍한 운명을 새겼다. 불복은 사살. 아이들의 부모는 모두 지옥도 천국도 아닌 곳으로 떨어져 평생을 ...

따갑지 않을 정도의 햇살이 얼굴 위로 쏟아졌다. 새들의 지저귐 대신 아침을 알리는 건 다소 낯선 음성이었다. 부신 햇살을 손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쏟아지는 잠에서 깨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치는 건 모든 이들의 일상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연신 외치며 베개 아래로 얼굴을 숨겼다. 얼굴을 비비는 햇살과 낯선 음성을 피해 베개 아래로. “....

길고도 짧은 여행이 될 거다. 여행이라곤 한번도 가보지 못한 주제에 퍽 긴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희망을 준비했고, 다른 이들은 희생을 준비했다. 희망과 희생, 두 단어는 같으나 달랐다. 모두가 알고 있다. 누군가는 죽는다. 다만 그게, 부질없는 죽음만은 아니길 바랐다. 너의 죽음이 나의 한 걸음이 되길 바랐다. 나의 죽음이 너의 두 걸음이길 ...

재현과 지성은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멍한 시선을 한채, 쓰러진 여주를 연신 불렀지만 답이 없었다. 예상못한 일이었다. 정부군이 들이닥쳤지만 금방 정리됐다. 그건 쉬운 일이었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모든 게 진압됐다. 그러나 여주, 너 하나만은 그러질 못했다. 총을 쐈으나 네게 채 닿지 못했다. 이뤄진 물체 하나하나가 완전히 분해돼, 철 가루...